미주 중앙일보 전자신문

위선적정책들의비극적결말

김동호의시시각각 경제에디터

MZ세대는기성세대와는다른세상에서살고있다.경제규모10위국가에살고있는데무슨걱정이있을까싶지만취업은물론평생집한채마련이어려운세대다.단군이래처음으로부모보다더가난해질가능성이있다.이들을결정적으로힘들게하는것은자칭진보진영에서쏟아내는정책들이다.우선비정규직법으로불리는‘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보호에관한법’부터보자.노무현정부에서입안해2007년7월부터시행했으니어느덧15년이흘렀다.

명분은그럴싸했다.기업이근로자를비정규직으로계속쓰는관행을끊기위해 2년이 초과하면정규직고용을의무화했다.그결과는어떤가.이법은청년에게평생비정규직이란굴레를씌우기 십상이다.기업은2년만되면비정규직을칼같이해고하기시작했다. 단군 이래 가장똑똑한청년들이엊그제입사한것같은데“2년만료라서내일부터안나온다”면서 조용히 사라진다. 어느회사에서나현실이고영화·드라마에서도익숙한설정이다.

인사부직원에겐 2년 된비정규직을 예외 없이 자르는 게 기본업무다.이렇게잘린청년은계약직으로전전하기쉽다.결국한곳에정착하지못하고경제적독립도어려워진다.결혼이어려워지고출산율이 0.78로 될수밖에없다.의도는좋은척하는위선적정책의참담한결말이다.이런불량정책을과연정의와공정을핵심가치로삼는진보적정책이라고받아들일수있을까.

이엄연한현실에도이법은유지되고있다.처음부터부작용이예상됐고문제가심각하지만한번만든법은고치기 어렵다. 이법이 없었다면? 일잘하면정규직으로채용하기도했던 2007년이전의관행이유지됐을터다.이법이있는한2년마다자르는상황을피하기어렵다.

2019년 시작된주52시간제역시진보적정책의가면을썼다.반(反)시장적·반기업적 세계관을

박용석만평

가진정치인들이국민의4%에불과한귀족노조와손잡고밀어붙였다.기업을세워고용하고월급주는기업인과주류경제학자의의견은외면했다.주52시간제는근로자의88%가 속한중소기업의목을조르고 있다. 사람을더고용하면된다고?그럴여력이없으니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은 일감이 있다가도없고계절도탄다.급여는대기업의50%에그친다.결국일감이들어왔을 때 근로자들이 연장·야간근로해야수당이늘어난다.하지만저녁이있는삶을즐기라면서문재인정부는주52시간제를강행했다.그결과중소기업은일손 부족에 허덕이고, 일부 근로자는소득보충을위해저녁엔대리운전,아침엔배달알바에나선다.윤석열정부가주52시간제손질에나섰지만성과가없다.크게엉클어놓은일을정상화하는게쉬울리없다.

최저임금도폐해가 막대했다.

정치논리로만든불량정책양산착한척전세3법,비정규직법등사회적약자고통의늪에빠뜨려

시급 1만원은 받아야정당한대가라면서문재인정부는밀어붙였다.자영업자들은버티다못해알바직원부터잘랐고그자리엔키오스크와무인결제,배달로봇이들어서고있다.더불어민주당이밀어붙였던쌀강제매수법(양곡관리법)개정안역시포퓰리즘이다.쌀이남아돌아처치가곤란한데도쌀값이떨어지면정부가국민세금으로사들여야한다.과잉생산을유발하고세금만축낼뿐이다.국민을위해서라며쏟아낸정책들의민낯이다.

문재인정부가밀어붙인전세3법역시국민을고통의늪에빠뜨렸다.세금폭탄으로집값이폭등하자서민은빌라로밀려났다.이틈에전세를수백채씩사들였던빌라왕들이 등장할 수 있었고,고금리충격으로집값이폭락하자깡통전세가속출했다.포퓰리즘정책의비극적결말이다.타다금지법도마찬가지다.이런정책을쏟아낸정치진영이정약용이기거하던곳의이름을딴정책포럼까지만들었다.생각·발언·행동·용모 네가지를올바로하는이가거처하는집이란뜻의 사의재(四宜齋)다. 그정신에걸맞으려면그동안쏟아낸정책의참담한결과부터돌아봐야한다.

par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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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2T07:00:00.00000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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