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중앙일보 전자신문

이유있는UC의지원서조사강화

장연화사회부부국장

시험 부정행위를 예전에는 ‘커닝’이라고했다. ‘교활하다’는 뜻의 영어 단어 ‘커닝(cunning)’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인데영어에서는 ‘치팅(cheating)’이라는 단어를 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한 부정행위를가리키는뜻이다.

시험 부정행위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정확히 알려진 것은 없다. 한국에서는 조선시대이전부터있었다는얘기도있다.예전 ‘성균관 스캔들’이라는 드라마를 보면과거에 응시한 선비들이 돈으로 답안지를사거나 대리시험을 봐 줄 사람을 구하는내용이 등장한다. 드라마 속 얘기이긴 하지만실제로도그랬을것같다.

종종뉴스에등장하는시험부정행위사례들을보면명문학교재학생들이성적을올리기 위해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상상도 하지 못할 방법까지 동원할 때가 있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같은시험을 앞두고 예상 질문과 답을 책상에적어놓거나 손바닥 등에 빼곡하게 적어두는 건 기본이다. 시험장에 몰래 반입한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화장실에 간다는 핑계로 정보 교환을 하는 경우도 있다. 아예교사의 컴퓨터를 해킹해 시험문제를 빼돌리는과감한범죄행위를저지르기도한다.

부정행위는 어릴 때 한두 번 저지를 수있는 일탈이라고쉽게넘어갈사안이아니다. 이런 부정행위가 대학과 연구실에서까지빈번해지고있기때문이다. 최고의명문대라는하버드학부과정에서만지난해 100건이 넘게 부정행위가 적발됐다. 하버드대에서 발간하는 신문 ‘하버드 크림슨’에 따르면 지난해 부정행위로 접수된 케이스는사상최대규모인 138건으로, 이중27명의학생이 부정행위로 퇴학을 당했다. 전년도의8명에서3배이상늘어난숫자다. 또 56명은 보호관찰 처분을 받고, 10명은 학사경고를받았다. 윤리와도덕을앞세우는하버드대학에서 이정도적발됐다면다른대학들의사정은어떨지알만하다.

학생들의 부정행위가 증가한 원인으로코로나19 팬데믹이꼽힌다. 수업이비대면으로 진행되고 시험도 온라인으로 치르다보니점수를올리고싶은학생들의부정행위에대한유혹도그어느때보다 많고, 방법도쉬웠을것이다.

내년 가을학기 신입생과 편입생 지원서를접수하고있는UC가최근지원자의부정행위를 찾아내기 위해 조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지원서를 무작위 선택해 기재 내용에 대한 증거 제출을 요구하는등의방법으로조사를진행할계획이라고 한다. 매년 진행하고 있는 지원서 점검절차라고 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샘플링대상을 더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배경은 역시 팬데믹이다. 지원자 자격에SAT 점수 제출 항목을 없앤 후 에세이와학교 안팎의 다양한 활동에 대한 심사 기준이높아지면서허위정보나가짜서류를제출하는 지원서가 늘어나고 있다는 판단에지원서확인작업을강화하는것이다.

UC는 샘플링에 뽑힌 학생들은 섹션별로기재된정보중한개섹션의내용을증명하면된다고설명했다. 다양한특별활동기록이나 아너(honor) 또는 수상 기록을적었다면 원본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자원봉사 및 지역봉사 활동이나 방학 동안파트타임으로 일했다면 관련 서류를 통해대학측에사실임을보여줘야한다.

정직하게학문탐구에나서야할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가짜 서류나 경력을써내는부정행위를하고있다는현실이 씁쓸하다. 제대로 가르치지 않은 어른들도 팬데믹 탓만 하는 궁색한 변명을 해서는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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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30T08:00:00.0000000Z

2022-11-30T08:00:00.00000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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